정부조직 17부·5처·16청·5실 → 18부·5처·17청·4실로
소방·해경청 독립, 행정자치부는 행정안전부로 재편
17부·5처·16청·5실이었던 정부조직을 18부·5처·17청·4실로 바꾸는 내용의 새 정부조직 개편안이 공개됐다.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고려해 개편의 범위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부처 간의 명운은 극명히 엇갈렸다. 지난 5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로 이 같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합의했다.
◆ 안전처 사라지고 소방·해경청 독립
폐지론이 일었던 국민안전처는 결국 출범 2년 반 만에 간판을 내렸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표방하며 등장한 안전처는 그간 뒷북문자와 안이한 초동대처로 재난대응에 심각한 허점을 노출해온 바 있다.
반면, 국민안전처의 산하조직이었던 소방과 해경은 각각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으로 독립된다. 특히, 소방청은 소방조직이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독립기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재난 안전 대응역량을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의 소방사무를 분리해 소방청을 기존의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신설하며 해양의 경비·안전·오염방제, 해상사건의 수사 기능을 담당하는 해양경찰청은 해양수산부 소속으로 부활한다.
소방과 해양업무를 제외하고 국민안전처가 맡아온 기능은 행정자치부로 통합돼 ‘행정안전부’로 재편된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 내에는 재난안전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설치하고 인사와 예산의 독립성을 부여하며, 재난 관련기관과의 협업 및 현장 지원 강화를 위해 고위직인 ‘재난안전조정관’도 신설된다.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소방청 독립이 현실화되면서, 그의 또 다른 공약이었던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지자체에게 손해 가지 않으면서도 국가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합의를 통해 추진해볼 것”이라면서 재차 공약 이행의지를 다졌다.
◆ 국가보훈처 위상 높이고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이명박 정부 당시 차관급으로 격하된 보훈처는 9년 만에 장관급 부처로 격상이 추진된다. 국가보훈 대상자의 예우를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6일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해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의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벤처부로 격상됐다. 이는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이었던 ‘창조경제’ 업무는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되며, 이를 담당했던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신설되고 산하에 과학기술정책국, 연구개발투자심의국, 성과평가정책 등 3개국이 신설된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정보통신부처럼 과학·기술·정보화를 이끄는 컨트롤타워가 정부 내에 필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당초 국정기획위가 구상했던 ‘외교통상부’ 부활은 보류됐다. 국정기획위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산업통상부에서 ‘통상’을 분리해 외교부로 이관할 방침이었지만, 한미 FTA 재협상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통상 기능을 급박하게 외교부로 이관하기보다는 산업부 내에 존치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은 이 같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적의원 5분의 3이상(180석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처리할 수 있는 만큼 법안 통과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불가피하다.
과거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기까지, 노무현 정부에선 41일, 이명박 정부에선 32일, 박근혜 정부에선 52일의 시일이 소요된 바 있다.
<출처:공무원저널>